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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돌아다니다 보면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
"태클사절"

이 단어를 내세우는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다.

1. 난 상처받기를 거부한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많아지면서 당연하게 공격적 성향을 가진 누리꾼이 늘어났다. 이는 단순한 악플러부터 시작해서 주장을 공격적으로 하는 사람까지 꽤 많은 범위의 사람들을 말한다. 그냥 개념 없는 악플러들이야 별로 반응을 해줄 가치가 없고, 그에 상처받는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니 논외로 하겠다.

문제는 어떤 사람의 글을 논리적으로 난도질하는 사람 쪽이다. 어떤 사람이던지(그게 장난성으로 한 말이든 진지하게 한 말이든) 자신이 한 말이 정면으로 과격하게 반박당하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게다가 그게 작성자에 대한 비난이나 지식의 모자람에 대한 경멸 등을 담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특히 평소에 자신의 머리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

토론 게시판 같은 곳이라면야 다소 공격적인 어투가 사용될 수도 있지만 굳이 평범하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 사람에게까지 흥분하며 달려드는 사람이 많다.

작성자의 인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처음에는 같이 달라붙어서 욕을 할 수도 있고, 무시할 수도 있고, 그냥 삭제할 수도 있다. 그러다가 도를 넘어서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외치게 되는 것이다.
"알았으니까 제발 나한테 딴지 좀 걸지마!"
2.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한다.

굳이 자신이 잘 아는 것에 대해서만 쓸 이유는 없는 법. 전문분야가 아닌 것에 대한 글을 쓰게 될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의 지적이나 질문에 일일히 대답을 해 줄 능력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자신도 하나하나 모르겠다고 대답하기는 부끄럽기도 하고, 괜히 모르는 말을 했다고 후회하는 마음도 들게 된다.

이 때 꺼내는 카드가 바로 "태클사절"이다. 자신이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니라 퍼왔거나 자신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지식을 짜집기해서 쓴 경우 등에서 과학적 근거나 논리적 오류에 대한 반박을 피하기 위해 꼬리표를 달아놓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작성자도 잘 모르니까 그냥 있는 그대로 즐기거나 느끼고, 더 이상을 알고 싶다면 자신한테 요구하지 말고 직접 찾아볼 것을 권유한다는 뜻이 된다.

3. 자잘한 태클을 거부한다.

꼭 괜히 다 아는 내용가지고 시비를 걸거나 물고 늘어지는 사람이 있다. 그냥 좋자고 쓴 글에 괜히 심각하게 의의를 제기해서 찬물을 끼얹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쓴 글에 소모성 댓글만 이어지고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으면 기분이 나쁘다.

이런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은 힘도 빠지고 무엇보다 매우 귀찮은 일이다. 그래서 당연히 기피하고 싶어지고 제발 날 가만히 나둬 달라고 하고 싶어진다.

그 때 태클사절이라는 말은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왠만큼 중요한 것 아니면 나한테 시비걸지 말고 조용히 즐기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와 같은 내용은 때때로 공감이 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이유들로 태클사절이라고 써붙인 사람들을 두둔하기 위해 이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왜 이들의 이런 행동이 의미 없는가." 지금부터 그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1. 악플은 어차피 달린다.

하이에나처럼 사방에 시비를 걸 사람을 찾아다니는 악플러들은 도처에 깔렸다. 시비를 걸고 넘어질 구실만 열심히 찾고 있다. 그들의 특징이라면 글 내용에 큰 집착을 안 한다. 당연히 "태클사절"이라는 네 글자도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들에겐 그저 '깔' 글이 생겼을 뿐인 것이다.

많은 악플이 달릴 정도로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에서는 글쓴이가 무슨 발악을 해도 달리기 마련이다. 태클사절이라는 글자를 제대로 보는 사람도 드문 데다가 읽더라도 태클이라는 의미 자체를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글쓴이가 원한 것은 질 좋은 댓글만 걸러내는 것. 하지만 그 목적을 제대로 이뤄줄지 매우 의심스럽다.

처음부터 개념이 있는 사람은 악플을 달지 않는다. 어떤 경고이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언제나 그들 쪽이다. 하지만 그들이 글쓴이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2. 자신의 무지하다는 것은 글도 가치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에 글 공급자는 많다. 그런데 오늘은 그 중 하나인 글쓴이의 글을 읽고 있다. 그런데 딱 보니 자신은 그 분야에 대해 사실 잘 모르니까 묻지는 말라고 한다. 당연히 글에 대한 신용도는 확연히 떨어진다. 결국 다른 전문가가 쓴 글을 찾아봐서 정보의 신뢰성을 파악하게 된다.

이말은 모르면 글을 쓰지 말라는 말과는 다르다. 어떤 사람은 글쓴이보다 지식이 약간 모자랄 수 있다. 그리고 그 약간 모자란 부분을 글쓴이의 글에서 보충하고 기뻐할 수도 있다. 모든 정보가 효용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정보는 크든 작든 효용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글에서 판올림이나 정정의 의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면 가치가 없다. 글쓴이의 전문가적 자질도 부족한데 오타났다는 소리 듣는 것도 짜증나한다면 결국 이 글이 오타 덩어리인지 정확은 한 건지 확신할  수 없게 된다. 글쓴이와 독자가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보충시켜 나간다면 둘 다에게 보탬이 되겠지만 한 쪽에서 완강히 거부하면 당연히 둘 다 발전은 불가능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발전 없이 도태되어있는 정보라는 것은 위험한 법이다.

3. 피드백은 거부하나 아부는 받겠다.

질 좋은 댓글만 받겠다. 이 말은 해석하기에 따라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 어차피 좋고 나쁘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며, 이 때에는 판단의 주체가 관리자(작성자)가 되겠다. 하지만 인간은 객관적으로 사실을 판단하는 능력에서 그리 뛰어나지 않다. 일단 보고 기분이 나쁘면 혹시 자신이 글을 곡해했거나 과잉반응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게 된다.

결국 이 말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하고 듣고 싶은 말은 들으면서 듣기 싫은 말은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특히 토론의 성격이 짙은 글을 올려 놓고는 반대 의견을 소모성 싸움이라는 둥 꼬투리라는 둥 무시하거나 직접적으로 의견을 피력한 댓글을 감정 싸움이라며 공격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사고에는 더 이상 발전이 필요 없다는 말과 같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누구의 말이든 잘못된 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직접적인 반론은 듣기 싫고 자신의 비위에 맞춰서 슬슬 돌려말하는 의견만 듣겠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 발전의 기회를 놓지는 것과 같다. 친목도모와 토론은 성격이 다르다. 토론을 할 때는 상대방의 반론을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애초에 싸우려고 시작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태클사절'이라는 말은 지나치게 자기방어적인 말이다.
굳이 소모성 논쟁을 하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직접 말하면 된다. 짧은 표현이라고 좋은 표현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태클사절이라는 말은 자신이 편협한 인간이라는 것을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들리기 쉽다. 지나친 말이라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오점을 말하지 않으면서 남의 오점을 말하려는 것이나, 자신의 글에서 생길 수  있는 오류를 혹시 알더라도 말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것은 "난 내가 옳은 줄 알고 계속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과 다를 바 없다. 그리고 이것을 바로 편협한 사고라고 하지 않는가.

겸손을 아는 것과 발전을 포기하는 것은 다르다. 좀 더 자신의 주장에 당당해 지자. '태클사절' 네 글자에 소심하게 숨으려 하지 말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와 말하자. 혹시 누가 돌을 던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숨는다고 맞지 않을 돌이 아니다. 대인배스럽게 마음을 갖고, 포용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인터넷에서 더 이상 저 단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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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8 12:57 2008/03/0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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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큐 2008/03/08 2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혹시 블로그에도 태클사절'이란 단어를 사용하시는 분이 계셨나요?
    전 디씨에서는 많이 본 것 같은데..ㅎㅎ
    자신이 작성한 글을 발행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자신의 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피드백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

    • Hermement 2008/03/08 2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 게시판에서 장황하게 주장을 해 놓은 사람을 하나 봤었거든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반론을 하자 태클은 안 받는다며 박박 우기더라고요.
      보고 열이 좀 받아서 쓴 글입니다^^;

      자신이 쓴 글에는 책임을 질 줄 알아야지요.
      비대면성이 강한 인터넷에서만 살다 보니 사람들이 점점 '책임감'이라는 것을 잊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점프컷 2008/03/09 08: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태클은 사절할께 아니라 환영해야죠.

    피드백은 거부하나 아부는 받겠다.

    100% 공감합니다. 이런 사람 은근히 많죠^^;

    • Hermement 2008/03/09 2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신이 틀리다는 말을 듣는 것이 그렇게도 무섭나 봅니다.
      그 걸 극복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는데도 말이죠..

사소한 꼬투리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혹시 이런 말 하면 제가 기분 나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반말도 상관없지만, 저도 반말로 답할 것이라 미리 일러드립니다.